하늘타리는 바고가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입니다. 하늘타리속은 전세계의 약 5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하늘타리와 노랑하늘타리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주로 우리 나라 중부 이남의 풀숲이나 숲가장자리 들판, 개울가, 산계곡에서 자라고, 재배도 합니다. 잎은 어긋나고 단풍잎처럼 5~7개로 갈라진 심장 모양입니다. 잎의 표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덩굴손은 잎과 마주납니다.
덩굴손으로 주변의 나무나 넝쿨을 타고 감으면서 올라가는데 줄기 기리가 10m까지 뻗어나갑니다. 꽃은 암수 딴그루이며 7월에서 8월에 걸쳐 흰색 또는 노란색으로 피고 수꽃은 꽃자루가 길이 15cm 내외로 자라서 끝에 한송이의 꽃이 붙습니다.
암꽃의 꽃자루는 길이 3cm 내외로 한송이씩 붙습니다. 열매는 장과로서 넓은 타원형이고 지름은 7cm내외입니다. 감귤만한 크기의 열매는 푸른색에서 점차 오렌지색으로 익는데 열매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그냥 먹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열매속에는 끈적거리는 점액질 액체가 씨앗과 함께 들어 있습니다.
씨는 엷은 다갈색으로 많이 들어 있습니다. 뿌리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 줄기가 길게 나가다가 긴 고무풍선처럼 불룩나온 덩이뿌리가 들어있는데 굵고 큰편입니다. 하늘타리 열매의 다른 이름은 괄루, 과루, 지루, 천과, 천원자, 하늘수박, 개수박, 개하늘타리, 하눌타리 등으로 부릅니다. 하눌타리는 열매와 종자, 뿌리를 모두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노랑하늘타리도 하늘타리와 같은 목적으로 약용할 수 있습니다.
열매 효능
하늘타리의 열매를 과루, 괄루, 과루실이라고 하며 민간에서는 천원자라고 합니다. 가을과 겨울에 열매가 여물고 열매 껍질의 표면에 흰가루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연한 황색으로 될 때 열매 꼭지채 잘라 먼저 2~3이 동안 쌓아 놓은 다음, 그늘지고 신선하며 통풀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2개월 가량 말립니다.
말릴 때는 열매 꼭지를 잘라 버리고 연한 종이로 1개씩 싸서 빛깔과 윤기를 유지합니다. 서로 부딪쳐 상하지 않도록 해서 벌레가 발생하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합니다. 아니면 과실이 성숙했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도 상관없습니다. 하늘타리 열매에는 사포닌, 유기산, 수지, 당류, 색소, 지방유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하늘타리 열매는 설탕을 태울 때 나는 냄새가 나고 맛은 약간 달지만, 쓰고 떫은 맛도 있습니다. 성질은 평하고 서늘합니다. 폐, 대장, 위경에 들어가서 작용합니다. 하늘타리 열매는 윤폐화담(마른 폐를 윤택하게 하여 가래를 삭입니다.), 산결활장(맺힌 것을 풀어주고,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안되며 그대로 나가는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 윤장(위장의 열기를 가라앉히는 효능), 담열해수(담열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흉비(관상 동맥 질환으로 가슴이 막히는 듯하면서 통증이 심한 것)을 치료하고 결휸(사기가 가슴속에 몰려서 명치 밑이 가득하고 아프며 만지면 딴딴한 감이 있는 증상), 폐위해혈(폐결핵으로 진액이 소모되어 기침을 하면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소갈(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으나 몸은 여위고 소변양이 많아지는 당뇨병), 황달, 변비에 유효하며 초기의 용종(잘 낫지 않는 악성종기)에 소염효과를 나타냅니다.
하늘타리 속 말린 것을 달여 먹으면 심장과 폐를 눅여주고 손과 얼굴에 주름이 진 것을 없게 합니다. 피를 토하는 것, 뒤로 피를 쏟는 것, 장풍(장의 피로나 기혈의 부조로 일어나는 배변시의 출혈), 전염성 설사를 치료하는 데 씁니다. 담을 삭이고 기를 내려서 숨이 차며 가래가 있는 기침을 낫게 합니다.
하늘타리 열매는 대장균, 이질균, 변형균을 억제하는 항균작용이 있고 복수암 세포를 억제하는 항암작용이 있으며 특히 근육, 뼈, 연골, 혈관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에 대한 억제 능력이 강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에서 항암약초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항암작용이 가장 센 것은 하늘타리열매, 산수유, 석창포입니다. 하루 12~15그램을 물로 달여서 먹거나 가루 또는 환을 지어 복용합니다.
뿌리 효능
하늘타리 뿌리의 다른 이름은 천화분, 괄루근 등으로 부릅니다. 하늘타리 뿌리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가루로 만들면 눈처럼 하얀 가루가 ‘하늘에서 내리는 꽃같다’해서 천화분이라 합니다. 천화분은 뿌리 가루이지만 뿌리를 이용할 때 보통은 잘게 썰어서 사용합니다.
봄과 가을에 모두 채취할 수 있는데 가을의 것이 좋습니다. 뿌리는 여러해 되어 땅속 깊이 들어간 것이 좋습니다. 채취 후 흙을 깨끗이 씻고 겉껍질을 벗겨 버리고 토막냅니다. 큰 것은 다리 세로로 두토막내어 햇볕에 30일 동안 말려 씁니다. 천화분은 냄새가 약간 있고 맛은 처음에는 담담하나 나중에는 약간 씁니다.
희고 가루성질이 많고 질이 섬세하여 부드럽고 비대한 것이 일품입니다. 갈색이고 섬유가 많은 것은 좋지 않습니다. 천화분의 유효성분은 트라이콘센틴이고 이것은 다종의 단백질 혼합물입니다. 흔히 에이즈라고 하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 뿌리에는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과 많은 녹말,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맛은 달고 쓰고 시며 성질은 서늘합니다. 폐, 심장, 비장, 위, 소장의 5경에 들어갑니다. 천화분은 혈당을 내리고 당뇨병을 낫게 하는 매우 좋은 약입니다. 소갈로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그득한 것을 낫게 하며 위와 창자 속에 오래된 열과 황달로 모모가 얼굴이 누렇고 입수로가 입 안이 마르는 것을 낫게 합니다.
열과 땀이 몹시 나고 식욕이 줄며 기력이 아주 쇠약해지는 허열증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아주 좋습니다. 천화분은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종기와 피부가 헐어 생긴 발진에 염증을 가라앉히고 농의 배출을 용이하게 유도합니다. 하눌타리 뿌리는 간암세포와 상피세포암종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진지갈(진액릉 생기게 하고 갈증을 없애는 효능), 배농소종(고름을 배출하고 부종을 가라앉히며 상처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고 열병구갈(열병으로 인해 입안과 목이 마르면서 물을 많이 먹는 증상), 폐조해혈(폐가 건조하여 마른 기침에 피가 나오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병증), 옹종(부어오른 종기), 치루, 치질 등을 치료합니다. 월경을 잘하게 하며 다쳐서 생긴 어혈을 작아지게 합니다.
천화분에 포함된 단백질은 자궁 평활근을 직접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어 유산을 일으키고 임신을 방지합니다. 천화분 사용량은 하루 10~10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가루 또는 환을 지어 복용합니다. 외용할 때는 가루내어 상처에 뿌리거나 바릅니다.
잎과 줄기 효능
하늘타리의 줄기와 잎의 다른 이름은 괄루경엽이라고 합니다. 맛은 시큼하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습니다. 열중상서(열로 인해 양기와 음기를 소진하여 생긴 소갈이나 황달)을 치료합니다.
열매 껍질 효능
하늘타리의 열매껍질을 괄루피, 괄루각이라 합니다. 열매껍질은 그늘에서 말립니다. 맛은 달고 성질은 차갑습니다. 괄루피는 폐를 기름지게 하고 거담작용을 하며 기를 이롭게 하고 가슴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담열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데 유효하며 협심증으로 인한 흉부동통과 목안이 아픈 인통을 완화시키고, 토열, 코피를 그치게 하며, 당뇨병, 변비, 종기 치료에 유효합니다.
씨 효능
하늘타리의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씨를 괄루자, 괄루인 등으로 부릅니다. 음력 9월, 10월에 열매가 익어서 붉고 누른색으로 될 때에 따서 씨를 햇볕에 말린 다음 껍질과 기름을 버리고 씁니다. 괄루인 맛이 달고 성질은 차며 축축해서 매끄럽습니다. 괄루인에는 글리코시드, 사포닌, 유기산, 지방유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 아르기닌, 리신, 알라닌, 발린, 류신, 글리신 같은 단백질 구성 물질인 아미노산 성분과 알칼로이드 물질을 함유합니다. 괄루인 역시 폐를 기름지게 하고 가래를 삭히는 효능이 있으며 담열해수, 변비, 옹종 산후에 젖이 나오지 않거나 적게 나오는 것을 치료합니다. 가슴에 담화가 있을 때에 눅여 주고 내려 보내는 약으로 복용하면 담은 저절로 삭아집니다.
그러므로 이 약은 기침을 낫게 하는데 주요한 약이 됩니다. 괄루인의 항암작용은 자궁경부암 세포에 대한 억제율이 90%에 달합니다.
하늘타리 활용법
하늘타리 열매는 깨끗이 씻은 후 칼로 2~4등분해서 물 2L에 끓여 하루 3~4잔씩 마시거나 생열매를 짓찧어 낸 즙을 먹습니다. 하늘타리 씨앗은 깨끗이 씻어 말려준 다음 팬에 볶아 분쇄한 후 분말로 만들어서 각종 음식을 만들 때 첨가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하늘타리 뿌리는 썰어서 햇볕에 건조시킨 다음 차로 끓여 하루 2~3잔씩 먹습니다. 생열매와 뿌리는 설탕과 버무려 효소를 담기도 합니다. 뿌리를 술에 담가 우려 마시거나 말린 것을 달여 마십니다.
하늘타리 뿌리와 열매를 이용해 술 담그는 방법은 덜 익은 하늘수박(과루실)을 반으로 쪼개어 담거나 가을에 서리 맞은 것을 채집하여 반으로 썰어서 30도 이상의 술을 재료의 2~3배 정도 붓고 밀봉을 한 다음 6개월 후에 마시면 됩니다. 뿌리를 캐내서 말린 것을 술에 담가 먹기도 합니다. 하늘수박 술을 과루인주라 하는데, 과루인주는 심한 가래기침을 진정시키는데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술은 간이 나쁜 사람에게 좋으며 심장 질환이나 특히 스트레스로 인한 화병에도 좋습니다. 늦서리를 맞고 바짝 마른 하늘수박을 따다가 탁주 전액에 담가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탁주를 빚을 때 누룩 술밥을 섞으면서 수분 대신에 하늘수박 속살을 같이 개어 넣고 약간의 수분만 가미하여 술을 발효시켜 먹기도 하며 서리를 맞은 하늘수박을 자루에 담아 짓이겨 물에다 여러 번 걸러내면 씨앗만 남는데 이것을 볶아 가루내어 술에 먹기도 하고 씨앗을 볶아 기름을 짜서 술에 타서 마시면 폐렴이나 늑막염, 타박상에 인한 멍, 낙상사고나 교통사고 등으로 전신에 생긴 어혈 등에 좋습니다. 또 간의 기능을 도와주며 구갈, 변비 등에도 효능이 탁월합니다.
주의사항
하늘타리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편이지만 찬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비위가 허하거나 내장이 찬 사람, 대변이 묽은 사람이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 손발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자궁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임산부가 먹으면 유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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